▲정일수 할아버지

2008 어르신 정보화 제전
천안 정일수 할아버지 대상

“충청도 사람들이 느리다구유? 천만의 말씀이구만요.” 착하고 침착한 심성과 행동, 특유의 사투리로 ‘충청도=느리다’는 지방색을 갖고 있었던 충청도 농사꾼 할아버지가 전국 대표들이 모인 컴퓨터 경진대회를 제패하고 컴퓨터 도사 자리에 올랐다. 천안시 입장면에 거주하는 정일수 할아버지(76)는 지난 23일 서울 88체육관에서 열린 ‘2008 어르신 정보화 제전’ 75세 이상 부문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지역예선을 거쳐 선발된 IT 분야의 고수노인 154명이 실력을 겨룬 것이어서 정 할아버지의 수상이 더욱 빛나고 있다. 정 할아버지는 이번 대회에서 인터넷 검색과 문서편집 부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장원에 올라 행정안전부장관상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입장면 연곡1리에 거주하며 농사를 짓고 있는 정 할아버지는 3년전 천안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해 꾸준히 인터넷 검색과 문서작성 공부를 해 왔다. 지난 4일 충남예선을 통과한 후로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복지관에서 맹연습을 하며 대회를 준비해 이같은 쾌거를 올리게 됐다. 정 할아버지는 “컴퓨터를 잘하는 노인들이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라며 “컴퓨터는 일상에서 좋은 친구가 되고 있으며 손자들과 컴퓨터를 통해 대화도 하는 등 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어르신 정보화제전에서는 천안시 다가동의 나신천 할아버지(83)가 특별상을 받는 등 천안지역 노인의 정보화 능력을 인정받는 기회가 되었다. 정·나 할아버지는 “아버지~! 돌~, 굴러 가~유~~!!는 옛말이다”며 “침착하고 인내심과 끈기가 있는 정중동(靜中動)스타일의 충청도 사람들이 컴퓨터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천안=김정모 기자>